국민연금은 왜 보험주 사고 증권주 팔았을까? 금리 오를 때 투자법
국민연금이 3분기에 보험주 비중을 늘리고 일부 증권주를 줄였습니다. 현재 한국 기준금리는 3.00%, 미국 기준금리는 3.75~4.00%로 미국이 더 높습니다. 금리가 높은 환경이 길어지면 보험사는 새로 투자하는 채권에서 더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고, 보험부채 평가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만 기존 채권가격 하락이라는 부담도 있어 금리 상승이 보험주에 무조건 호재라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국민연금 118개 종목 중 55개 늘리고 63개 줄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3분기 지분 변동이 컸던 118개 종목을 공시했습니다.
이 가운데 55개 종목의 지분은 늘었고 63개 종목은 줄었습니다. 국민연금은 특정 기업 지분이 5%를 넘나들거나 5% 이상 보유한 상태에서 지분율이 1%p 이상 바뀌면 이를 공시해야 합니다.
눈에 띄는 변화 가운데 하나가 보험주와 증권주입니다.
중요한 것은 국민연금이 보험주를 샀다는 사실 자체보다 금리가 높은 환경에서 금융업종별 이익 구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 국민연금 선택 | 주요 종목 | 특징 |
|---|---|---|
| 보험주 비중 확대 | 현대해상, DB손해보험, 한화생명 | 금리 상승 환경에서 운용수익률 개선 가능성 |
| 증권주 비중 축소 |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채권평가, 조달비용 부담 |
| 증권주 예외 | 대신증권 | 지분 확대 |
국민연금도 업종 전체를 한 방향으로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같은 증권업종 안에서도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은 줄이고 대신증권은 늘렸습니다. 결국 금리라는 큰 방향을 보되 개별 기업의 가격과 실적, 배당, 밸류에이션까지 함께 판단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현대해상, DB손해보험, 한화생명 등을 중심으로 보험주 지분을 확대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주 지분은 줄였지만 대신증권은 오히려 확대했다
금리가 오르면 보험사는 정말 유리할까
보험회사는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의 상당 부분을 국채, 회사채 같은 채권을 비롯한 장기자산에 투자합니다.
따라서 금리가 올라 높은 금리 수준이 일정 기간 유지되면 만기가 돌아온 채권이나 새로 들어오는 보험료를 이전보다 높은 금리의 채권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존 채권에서 연 2%대 수익을 얻다가 만기 후 연 4% 수준의 채권으로 재투자할 수 있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보험사의 전체 운용자산 수익률도 개선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과거 판매한 보험 가운데 고객에게 높은 예정이율이나 보증이율을 약속한 계약이 많은 보험사라면 저금리 시기에는 받는 이자보다 보험계약에 부담해야 하는 금리가 높아 역마진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시장금리가 올라가면 새로 투자하는 자산에서 얻는 이자가 증가하기 때문에 이런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이 보험사가 금리 상승의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IFRS17에서는 보험부채도 금리에 따라 움직인다
2023년 IFRS17 도입 이후에는 보험사의 부채도 현재 금리를 반영해 평가합니다.
보험회사는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지급할 보험금과 연금 등을 현재가치로 계산하는데, 이때 사용하는 할인율이 높아지면 미래에 지급할 돈의 현재가치는 낮아집니다.
쉽게 말하면 20년 뒤 지급할 1억원을 오늘 얼마의 부채로 계산할 것인지 정할 때 금리가 높을수록 현재가치는 작아지는 구조입니다.
보험연구원은 금리 상승으로 할인율이 올라가면서 보험부채가 감소할 수 있고, 보험부채의 듀레이션이 자산보다 긴 경우 자산 감소보다 부채 감소 폭이 더 커져 자본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금리 상승이 보험사에 미치는 영향을 볼 때는 단순히 이자를 많이 받는다는 것만 보면 안 됩니다. 자산운용 수익률 상승과 보험부채 현재가치 변화가 동시에 발생합니다.
그렇다고 금리가 오르면 보험주가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반대 효과도 있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이미 가지고 있던 채권의 가격은 떨어집니다.
예를 들어 연 2% 이자를 주는 기존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데 시장에 연 4% 채권이 나오면 기존 2% 채권의 매력은 떨어지기 때문에 시장가격도 하락하게 됩니다.
보험사는 워낙 많은 채권을 보유하고 있어서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 보유채권 평가액이 떨어지고 자본 변동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IFRS17에서는 보험부채 역시 시가에 가까운 방식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자산과 부채가 모두 금리에 따라 움직입니다. 보험연구원도 할인율이 보험부채 평가뿐 아니라 금리위험, 투자비용, 상품수익성 등 보험사 경영 전반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보험사에는 금리 상승 그 자체보다 금리가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지, 높은 금리가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지, 자산과 부채의 만기를 얼마나 잘 맞추고 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급격한 금리 상승보다는 높은 금리가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환경이 보험사의 신규 투자수익률 개선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습니다.
보험주를 볼 때 확인할 것은 따로 있다
보험주에 투자할 때 단순히 기준금리가 오르는지만 보는 것은 부족합니다.
보험사의 운용자산 이익률이 실제로 높아지고 있는지, 보험부채와 자산의 만기가 얼마나 잘 맞춰져 있는지, 지급여력비율과 자본이 안정적인지를 같이 봐야 합니다.
또 과거에 판매했던 고금리 확정형 보험계약이 얼마나 많은지에 따라서도 금리 상승의 효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같은 보험업종이라도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회사별 자산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금리가 올랐다고 모든 보험사의 실적이 똑같이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국민연금의 보험주 매수를 금리 오르니 보험주를 사야 한다는 신호로 해석하기보다 금리 환경 변화에 따라 금융업종의 수익구조가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 정도로 이해하는 편이 좋습니다.
반대로 증권주는 왜 부담을 받을까
증권사는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여러 부담을 동시에 받을 수 있습니다.
기존에 보유한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도 높아집니다. 금리 상승으로 주식시장이 위축되면 거래대금이 감소하면서 위탁매매 수익에도 영향을 줄 수 있고, 부동산 PF나 기업금융처럼 자금조달 비용에 민감한 사업도 금리가 높아지면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물론 증권사도 금리가 높다고 항상 불리한 것은 아닙니다. 회사마다 채권운용 규모, 위탁매매 비중, IB와 자산관리 사업 비중이 다르기 때문에 실적 영향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결국 보험주는 사고 증권주는 판다는 식으로 단순하게 볼 내용은 아닙니다.
한국 3.00%, 미국은 3.75~4.00%
현재 한국 기준금리는 3.00%입니다.
한국은행은 2026년 7월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올린 데 이어 8월 27일 다시 3.00%로 인상했습니다. 한국은행은 향후 물가와 경기, 금융안정 상황을 살펴보면서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미국 연준도 9월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면서 현재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3.75~4.00%로 올렸습니다.
| 구분 | 기준금리 |
|---|---|
| 한국 | 3.00% |
| 미국 | 3.75~4.00% |
| 금리 차이 | 미국이 0.75~1.00%p 높음 |
현재는 미국의 단기금리가 한국보다 높은 구조입니다.
그렇다면 달러로 이자를 받는 것이 더 유리할까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를 자산관리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기 때문에 미국 단기국채나 달러 단기금리에 연동되는 상품에서는 현재 원화 단기금리 상품보다 높은 명목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단기국채 ETF나 변동금리 국채 ETF는 미국 단기금리가 높은 동안 비교적 높은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달러 금리가 높다고 최종 수익률까지 무조건 높은 것은 아닙니다. 달러 자산에 투자한 뒤 원달러 환율이 크게 내려가면 이자를 받더라도 원화로 환산했을 때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달러가 강해지면 이자수익과 함께 환차익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달러 투자에서는 금리만 보지 말고 이자수익, 환율, 세금, ETF 비용 등을 함께 비교해야 합니다.
개인 자산관리에 국민연금 방식을 적용한다면
국민연금의 이번 움직임에서 개인투자자가 배울 점은 국민연금이 산 종목을 그대로 따라 사는 것이 아닙니다. 금리라는 투자환경이 바뀌면 각 자산이 가진 매력도 함께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금리가 올라가는 시기에는 주식만 바라보기보다 예금, 단기채권, 달러 단기국채 등 이자형 자산에서 받을 수 있는 수익도 함께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앞으로 금리가 내려가기 시작하면 단기금리 상품의 이자수익도 낮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그때는 장기채권이나 주식 같은 자산의 상대적인 매력이 다시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자산관리는 가장 많이 오를 자산 하나를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금리, 환율, 경기 변화에 따라 서로 다른 자산을 적절하게 배치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국민연금을 따라 하기보다는 내 상황에 맞게 투자하는 원리를 보자
국민연금이 보험주를 샀다고 보험주를 따라 살 필요는 없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왜 보험주와 증권주의 투자환경이 달라지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보험사는 금리가 높아지면 신규 채권의 투자수익률이 개선되고 보험부채의 현재가치가 낮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반면 기존 채권가격 하락과 자본 변동성이라는 부담도 동시에 발생합니다.
따라서 보험주 투자에서는 금리 상승이라는 한 가지 숫자보다 운용자산 수익률, 보험부채 구조, 자본건전성까지 함께 보는 것이 좋습니다.

국민연금은 왜 보험주 사고 증권주 팔았을까? 금리 오를 때 투자법
개인 자산관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한국 기준금리는 3.00%, 미국은 3.75~4.00%입니다. 지금은 주가 상승 가능성만 보는 것보다 내가 보유한 현금과 단기자금이 어느 통화에서 어느 정도의 이자수익을 만들고 있는지도 함께 살펴볼 만한 시기입니다.
결국 금리가 오를 때 자산관리의 핵심은 보험주를 사느냐 증권주를 파느냐가 아닙니다.
높아진 금리를 내 자산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주식과 채권, 원화와 달러를 어떤 비중으로 가져갈 것인지 생각해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자료 참고: 국민연금 3분기 5% 룰 공시 관련 매일경제 보도, 한국은행, 미국 연방준비제도, 보험연구원
본 글은 투자와 자산관리에 대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주식이나 금융상품의 매수와 매도를 권유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금리와 상품수익률은 변동될 수 있으며 해외자산은 환율 변동에 따라 원화 기준 투자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금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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